아이칸측이 KT&G[033780] 주식을 주당 6만원에 공개매수 하겠다는 초강수를 띄우면서 성공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스틸파트너즈, 아이칸 파트너스, 아이칸 파트너스 마스터 펀드, 하이리버 리미티드 파트너쉽 등 아이칸 연대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이와함께 3월17일 KT&G의 주총에 대한 이사선임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전지방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아이칸측이 24일 주총을 앞두고 KT&G에 맞서 위임장 확보에 공식적으로 돌입함에따라 아이칸의 무차별적 공세가 총동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개 매수에 대해 쉽게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아이칸 초강수 `왜?' 아이칸측이 이번 주총 표대결을 앞두고 우호지분 확보가 생각처럼 쉽지 않아 공개매수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한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KT&G가 해외 기업설명회를 통해 꽤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의 성공을 거둔 반면 아이칸측은 여론이 예상만큼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아이칸측은 비교적 온건한 방법인 사외이사 3인 선임 등을 주장했지만 KT&G가 이를 번번히 거부하자 결국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아이칸측은 예치금 2조원에다 주변 자금을 조달해 궁극적으로 30% 안팎의 지분을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아이칸측으로서는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입게되는 피해는 미미한 반면 성공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차익은 막대해 `한 번 해볼만한 게임'이라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아이칸측은 일본의 유시로화학과 소토의 경우에서 모두 공개매수에서 실패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세차익면에서는 짭짤한 재미를 봤다. 삼성증권 이의섭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 아이칸측의 의도는 단 한가지, 바로 이익 실현"이라며 "공개매수 성공이든 실패든 결국은 주가를 높여서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아이칸측이 공개 매수 가격만을 밝히고 관련 조건들을 명시하지 않은 점도 실제 공개매수에 대한 의지보다는 주가 차익 극대화를 노린 것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글쎄' 전문가들은 공개매수 성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시된 인수가액이 6만원으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기 때문에 단기 투자자들을 유혹할 수 있지만 아이칸이 6만원을 제시했다는 것은 곧 그 이상의 주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은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증시 M&A 전문가는 일단 아이칸측의 공개매수와 관련해 네가지 관전 포인트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즉 ▲공개매수의 조건이 전량매수조건인지, 안분배분인지 여부 ▲공개매수 가격 변화 ▲KT&G의 소수 지분 확보를 위한 별도 개별 접촉 가능성 ▲국민여론 등이 그것이다. 전량매수란 공개매수를 신청한 모든 주체들의 지분을 전부 매수하는 방법이지만 안분배분의 경우 공개매수자가 필요한 만큼만 안분비율로 주식을 사는 방법이다. 안분배분은 예컨데 공개매수자가 사고자 하는 물량보다 10배의 공개매수 신청이 들어오면 실제 공개매수는 신청의 10분의 1밖에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안분배분의 경우 공개매수 신청 7일후에 대금이 계좌로 입금되고 주식도 돌아오게 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매수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공개매수에 응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일부만 공개매수가격에 매수 되고 나머지는 매수되지 않은 채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또 "통상적으로 공개매수 가격은 현재 주가의 30%이상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어제 종가대비 17.1% 정도의 프리미엄으로 공개매수가 예상대로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공개매수 무산을 위해 KT&G이사회가 역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칼 아이칸 측의 공개매수는 무산되며 따라서 공개매수가격을 재차 높힐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또 "세번째는 KT&G가 이미 우호지분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수 지분 확보를 위해 별도 개별 접촉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회사측 주장대로 39%의 우호지분이 있다면 11%의 지분은 장외에서 별도의 조건에 의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이칸 측이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KT&G가 갖는 공기업 성격의 특징을 감안해 보면 M&A에 있어 가장 부담이 되는 국민여론이라는 부분을 무시하면서 계속적으로 적대적인 스탠스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 향후 주가는 아이칸측의 공개매수로 최종적인 경영권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주가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일부에서는 아이칸측이 공개매수 공시를 하지 않은만큼 자진 철회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법적 문제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자진 철회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전략은 공개매수 가격 경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KT&G가 역공개매수에 들어갈 경우 아이칸측도 공개매수가격을 높이고 이에따라 가격 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에따라 공개매수가가 8만원 이상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CJ투자증권 정재원 애널리스트는 "아이칸측이 6만원을 공개매수가로 제시함에 따라 최고 주가는 단기적으로 6만원 이상이 될 수 있다"면서 "아이칸과 KT&G 대응에 따라 주가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이경주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로서 아이칸측이 시세차익만 노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6만원 이상의 주가는 역사적 고점으로 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M&A관련 주가는 급등하는 만큼 재료가 훼손될 경우 폭락하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인 기업가치 증대의 재료라기 보다는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아이칸측의 것은 물론 KT&G측이 역공개매수를 위해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공개매수 조건과 중도 포기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이번 M&A전쟁 승리자가 최종 인수 가격 이상으로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지를 판단해 주식 보유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