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의 열기가 프리보드(옛 제3시장)와 장외 시장으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특히 공모 예정주들의 주가가 급등,몇개월 사이 400~500%씩 주가가 뛰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장외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중간 단계인 프리보드 시장도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코스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부활하면서 장외 우량주는 사려고 해도 매물이 없어 못 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종목이 정규 시장과는 달리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상태여서 버블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외시장 관심 달아올라 장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분기부터다. 코스닥 시장에서 강한 바람을 일으킨 '바이오 열기'가 도화선이었다. 코스닥 내 코미팜 산성피앤씨 등 줄기세포 관련주가 달아오르면서 지난 7월 장외 대장주였던 메디포스트는 공모 전에 공모가(1만8000원)보다 230% 높은 6만원을 웃돌았다. 이후 유망 공모(IPO) 예정주들의 주가는 급등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잦아졌기 때문에 상장 전에 유망 종목을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장외주식 전문 중개업체인 38커뮤니케이션의 서성기 사장은 "바이오 열풍이 코스닥을 휩쓸면서 장외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며 "투자자들이 장외 우량주를 선취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장외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어떤 종목이 주도하나 비상장 기업 중 어림잡아 100여개 업체가 장외 시장에서 거래된다. 이 가운데 거래 빈도가 잦은 종목은 단연 공모 관련주다. 연말까지 공모와 상장이 예정된 우진ACT 디오스텍 모젬 글로비스 등은 예비심사 청구 때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이와 함께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크리스탈지노믹스 바이로메드 바이오니아 등 '바이오 삼총사'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 9월 초 1만6250원이던 주가가 3개월 만에 3만8050원으로 134.15% 급등했다. 바이오니아와 크리스탈지노믹스도 3개월 만에 각각 103%와 51% 올랐다. 내년 상장 예정인 인포피아 셀트리온 메디톡스 등도 인기 종목들이다. 대형 우량주도 장외 시장의 미인주다. 내년 상반기 기업 공개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4일 6만원으로 3개월 만에 123%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우리홈쇼핑 농수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주도 장외 대어들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도 장외 시장을 받치고 있다. 삼성생명은 23만원대에서 33만원대로 뛰었다. 장외 시장 정보제공업체 관계자는 "장외 시장에서 공모 예정주의 상장 프리미엄이 공모가의 50∼100% 정도에 형성돼 있다"며 "특히 바이오주와 대형주가 시장을 받드는 두 축"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외시장 중개인은 "우량주를 사려는 투자자가 잇따르고 있다"며 "하지만 상장 기대감에 좀처럼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리보드도 활기 지난 7월 출범 이후 6000만원대이던 프리보드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억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기업수도 60개에서 67개로 7개 늘어났다. 한일합섬 에스티씨나라 등 코스피(KOSPI) 및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입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가총액도 지난 8월 말 3800억원에서 4900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증권업협회 프리보드 담당자는 "최근 매매 방식,유망 기업 등을 묻는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증시 호황으로 프리보드 등 주변 시장으로 관심권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