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옐로칩(중대형 우량주)에 주목하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관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도 사실상 관망세를 보이면서 기관의 시장 주도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관이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을 미리 사놓고 기다리는 '길목 지키기'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기관의 힘


요즘 증시는 기관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 초 1150선이던 코스피지수를 18일 1270선으로 120포인트가량 끌어올린 것도 따지고 보면 기관의 힘이다. 기관은 최근 수개월째 주식 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지난 17일까지 무려 1조31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0월 한 달간 순매수 금액(5327억원)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로 하루 평균 1000억원꼴로 순매수한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4093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지만 지난 8,9월 3조4000억원어치 정도를 팔아치운 점을 감안할 때 아직 본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개인은 지난달 1조42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1조8230억원어치를 순매도,'지그재그 패턴'을 보이고 있다.


기관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무엇보다 주식형 펀드에 월평균 2조원가량의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장기 상승 추세를 믿는 시중자금이 꾸준히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 같은 자금이 기업 실적이 지난 2분기를 바닥으로 호전세로 돌아선 점과 맞물려 주가지수를 연일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 선호주 주목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기관이 사는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적립식 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가 활성화하면서 기관들의 영향력이 외국인보다 커지고 있다"며 "기관들이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신규 편입 또는 추가 편입할 가능성이 높은 옐로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은 해당 종목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아차 대한항공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전기 종근당 하이닉스 등을,코스닥시장에서는 네패스 안철수연구소 엠텍비젼 CJ홈쇼핑 등을 꼽았다.


삼성증권도 최근 기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단자 삼양사 텔코웨어 한섬 등 기관 선호 중소형주가 연말 증시에서 주요 테마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조건적 '기관 따라하기'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말로 갈수록 기관의 '뒷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장득수 태광투신운용 상무는 "종목별 업종별 순환매로 주가가 올라가면서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대부분 펀드들이 이미 목표수익률을 어느 정도 달성한 만큼 예전보다 신규 종목 발굴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