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소형주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소형주가 활발한 재평가에 힘입어 세계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올 들어 한국과 미국 일본 증시에서 소형주의 주가상승률은 대형주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에서의 소형주 강세 현상은 초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개선 및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중소형 가치주에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형주 강세는 글로벌 현상


올 들어 한·미·일 3국의 증시에서는 '소형주 강세'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현재 미국의 대형주 지수인 S&P100지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2.42% 하락한 561.40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중형주 지수인 S&P400미드캡지수는 715.10으로 7.81% 올랐고 소형주 지수인 S&P600스몰캡지수 역시 345.64로 5.12% 상승했다.


일본 증시에서도 대형주 지수인 TOPIX100이 올 들어 26.12% 상승했지만 중형주 지수인 TOPIX400은 32.08%,소형주 지수인 TOPIX스몰캡지수는 38.88%나 올랐다.


일본의 경우 올 들어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소비재 생산을 주로 하는 소형 업체들이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소형주 강세 현상은 한국 증시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코스피지수(종합주가지수)는 895에서 1221로 36.4%나 올랐지만 대형주의 상승률은 34.8%에 그쳤다.


반면 중형주는 73.2%,소형주는 96.4%나 급등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업체가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에서도 올해 대형주 상승률은 39.9%로 코스닥지수 상승률 62.3%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중형주 상승률은 84.7%,소형주 상승률은 무려 135.0%에 달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일본에서의 소형주 강세는 2003년 말 이후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투자 패턴 변화' vs '일시적 현상'


소형주가 각광을 받는 것은 최근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데다 대형주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기에 중소기업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최근의 소형주 강세는 투자 중심이 소형주로 옮겨가는 투자 패턴의 변화로 봐야 한다"며 "저평가 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형주의 상대적인 부진에 따른 일종의 유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형주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익 모멘텀에 민감한 소형주들에 일시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윤남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소형주의 상대적 약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펀드 중심의 투자 관행이 정착되고 있는 트렌드를 감안한다면 장기적으로 대형주가 더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