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상승장을 이끌 차기 주자는 지주회사 관련주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 가운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매력적인 회사가 많은 데다 단순한 출자구조로 인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8일 "최근 주도주가 내수주에서 수출주,그리고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이동한 가운데 뒤를 이어 부각될 차기 주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지주회사 및 준지주회사 테마가 유력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지주회사 설립 붐 지난 2003년 LG그룹이 계열회사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 지주회사 ㈜LG를 설립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지주회사 체제는 농심과 STX에 이어 대상 태평양 등 중견 그룹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태평양이 지난 4월 핵심 역량 강화와 기업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내년 중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대상도 지난 5월 초 열린 이사회에서 순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를 설립키로 결의했다. 대상홀딩스는 대상그룹의 모기업인 대상이 인적분할하는 형태로 8월중 설립된다. 크라운제과도 지난해 대주주로부터 자회사인 크라운베이커리 및 크라운스낵 지분을 대거 사들이는 등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케이블TV 방송사업자(MSO)인 큐릭스가 큐릭스홀딩스를 설립,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SK케미칼 코오롱 CJ 팬택 대림산업 한화 등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나은행은 연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7일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금융감독위원회에 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역시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시장 주도주는 지주회사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10년 만에 1050선을 넘어선 가운데 가치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주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증시 순환 상승이 일단락됐다면 틈세 장세의 대안으로 지주회사 또는 준지주회사 테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LG 금호산업 대림산업 우리금융지주 한화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식을 가진 자산주"라며 "출자 관계 등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투명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의 주가는 2003년 2월 말 6980원에서 18일 현재 2만7650원으로 29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94%)이나 거래소시장 대형주 평균 상승률(95.3%)의 거의 4배 수준이다. 대교의 경우 자회사 실적 개선과는 무관하게 최근 대교네트워크가 사업 지주회사에서 순수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