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증권사인 UBS와 ABN암로증권이 한국 증시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각을 표명해 주목받고 있다. UBS증권은 "한국 주식을 사야 할 때"라며 줄곧 매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ABN암로증권은 "지금이 팔 때"라며 연일 매도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UBS는 24일 한국 증시에 대한 걱정은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장영우 UBS증권 한국대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상승,미수금 증가 등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0년 이후 4차례에 걸친 미국 금리 인상 때마다 한국 증시는 오히려 중·단기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고유가도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미수금도 시가총액에 비하면 역사적으로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지금이 한국 주식을 사야 할 때"라며 △2분기부터 기업이익 증가세 반전 △선진국 경기선행지수 바닥 통과 △소비 회복 신호 △국내 자금의 채권→주식 이동 △역사적으로 싼 주가 수준 등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이에 비해 ABN암로는 최근 잇달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날 매도 의견을 낸 데 이어 이날도 '지금 팔아라(sell now)'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우선주를 제외한 모든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다. ABN암로는 "한국 등 아시아 주식이 최근 1년간 가장 빠르게 상승한 만큼 하락장에서도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지난해 4월과 같은 약세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작년 4월 급락장은 오히려 매수 기회였으나 지금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 의지를 다지고 있어 유동성 거품이 꺼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ABN암로는 그러나 "한국의 우선주들은 최근 보통주 급등으로 보통주 대비 할인율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상태"라며 "우선주 파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