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후 장세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건설주들이 정작 '내수 살리기'차원에서 한국판 뉴딜이 거론되고 있음에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지난 이틀간 상승장속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던 건설주들이 4일에도 업종 전체낙폭이 1%를 넘어서면서 종합주가지수 하락폭을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주를 달궜던 신행정수도 이전이 위헌 판결을 받기 하루전인 지난달 20일 7%가까이 폭락한 뒤 위헌 판결 당일 2%대 내렸을 뿐 이후 충격을 극복하고 연이은 상승세로 당초 수준으로 되돌아왔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힘이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건설주의 모멘텀 부재에 대해 증시 분석가들은 신행정수도법 위헌후 내수부양책으로 제시된 1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이 건설주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돼왔지만 이정책이 아직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8월 예기치 못한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로 정부의 전방위 부양책기대감이 촉발돼 내수주 중심의 '베어마켓 랠리'(하락장속 일시 강세장)를 연출했지만 이를 2개월 이상 지속하기 어려웠듯이 뉴딜의 구체적 수단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기대감만으로 상승세를 이끌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CJ투자증권은 지난 1일자 건설업종 보고서에서 "건설주의 추가상승을 위해서는기금관리법 등 관계법령의 개정이 관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건설수주가 올들어 마이너스 성장세고 지난 2∼3년 호황의 주역이었던 주택경기도 미분양 주택이 늘며 약세인 상황인 만큼,부진한 경기속에 건설주 랠리가 나타나려면 '뉴딜'에 각종 연기금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금관리기본법은 물론, 기업도시관계법, 민자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건설경제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건설시장 규모는 연말까지 총 87조9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102조4천억원에 비해 15조원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부동산 시장에 강공 일변도이던 정부가 전날 부동산 관련 세금인상 상한제 도입, 부동산 거래세 인하 등 정책 수위조절에 나선다는방침을 구체화한 것은 그나마 건설주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이날 코멘트에서 이같은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건설주에 대한 투자는 아직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건설경기는 하향하고 있지만 정부의 재정확대시 건설주가 최대 수혜주로 시장의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 정책규제 리스크 부담이 점차 적어지고 있는 점 등이이같은 전망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실적 개선이 분명한 우량주로 투자대상을 선별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게 삼성증권의 지적이다. 그는 "내년 두자릿수 주당순익(EPS) 성장률이 기대됐던 건설사도 실제로는 한자리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 영업실적 추정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투자대상은 경기불황 내성이 강한 대형 건설사, 검증된 턴어라운드주(흑자전환 등 뚜렷한 실적 및 수익구조 개선주), 무수익자산 매각을 통해 잠재적 자산효율성 개선이 가능한 업체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