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국내외 악재에 연일 추락하며 지수가 어디까지 하락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4분기 `어닝 쇼크' 우려와 고 유가 등 외부 변수와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로인한 수급 부담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조정이 820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일부는 850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외 악재에 추락하는 증시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09 포인트 내린 849.09로 출발한 뒤 낙폭이 커지며 오전 11시30분 현재 8.10 포인트 하락한 848.08로 밀렸다. 주가지수는 지난 6일 887.45로 마감된 뒤 다음날인 지난 7일부터 6일 연속 하락하며 4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3.4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LG필립스LCD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자 기술주를 중심으로 `어닝 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지난 12일 23포인트나 급락한 뒤 여진이 남아 있는 상태다. 또한 국제 유가가 등락하는 과정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배럴당(WTI 기준)54달러로 올라선 것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어지며 수급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코스닥주가지수도 전날보다 2.31 포인트 빠진 370.23을 기록하고 있다.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기술주들의 부진이 지수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 ◆외국인 연일 매도 이유는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 외국인 순매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거래소시장에서 `팔자' 행진을 하고 있는 외국인의 누적순매도 규모는 8천700억원으로 3천600억원인 기관보다 크고 7천500억원가량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개인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지난 8월 1조2천540억원에서 9월 8천364억원으로감소했고 이달 들어서는 5천800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세는 추세적인 변화 가능성은 적지만 단기적으로는 대만 증시 등에 비해 상대적인 위축을 초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17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4천165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달리 대만에서는 2조1천99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11월30일부터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대만 증시 시가총액 반영 비율이 55%에서 75%로 확대되는 것을 앞두고 외국인이 대만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대형주에 대해 실적 불안감에 따른 손절매와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 이탈가능성은 적지만 높은 지수 수준과 거시경제에 대한 부담, MSCI의 대만 비중 확대 등 영향으로 당분간 매도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옵션만기 영향 의견 분분 전문가들은 이날 옵션만기일과 연계된 프로그램매도로 인한 수급여건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일부는 증권거래소에 신고된 옵션 연계 프로그램 잔고는 없기 때문에 수급상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 반면 컨버젼과 관련한 차익거래 매도물량이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견해가 맞섰다. 옵션만기와 무관하게 현.선물 연계 프로그램 매도 압력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천대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에 신고된 옵션 연계 잔고는 없기 때문에 수급상 변화는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정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옵션연계 차익잔고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옵션만기와 관련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옵션만기효과는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실질적인 만기효과는옵션연계 차익잔고 보다는 현.선물 연계 차익잔고 동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라고말했다. 이에 반해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합성선물(콜매수+풋매도)을 매도하고 선물을매수하는 매매인 컨버젼이 가능한 매수차익잔고가 1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외국인 매도로 인한 수급불안정에 따라 어느 정도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훈 교보증권 연구원도 "시장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이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 매도 출회 가능성이 높다"며 "선물매도가 합성선물매도로 교체된 매수차익거래잔고도 옵션이 만기일로 자동 결제되면서 차익거래 매도로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과거 옵션만기일 주가지수는 대규모 차익거래 매도에도 비차익거래매수가 유입되면서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차익거래 매도 보다는 비차익거래 매수의 유입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820선이 지지선될 것-850선 지지 가능 증시 전문가들은 힘없이 추락하고 있는 지수가 820선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850선에서 조정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펀더멘털에 앞선 수급 호조로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괴리감이 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지수는 추석전 단기적 바닥이었던 820선이 지지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경기와 미국시장에 연동돼 있는 외국인 매매태도를 비롯한 수급에대한 투자심리가 흐트러질 경우 지지대 이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오 연구위원도 "지수가 880선에서 움직이다가 급락하며 기술적인 1차지지선을 850선으로 보고 있다"면서 "외국인의 매도 등을 감안할 때 2차 지지선은 820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850선이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며 "그동안 수급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도로 850선 지지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추가 조정의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기준은 IT업종의 상승폭이 아니라 시장 전반을 지켜봐야 한다"며 "IT와 소재(운송 포함), 내수(금융 포함)의 3각 구도가 갖춰진 것으로 보이며 이 세 축은 선순환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조정 폭이 큰 IT의 경우 가격 상승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단기적인 모멘텀이 재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수는 850선을 전후로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상승세 전환과 함께 선순환의 흐름이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김준억 기자 hsh@yna.co.kr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