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우려가 진정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5일 인플레 가능성을 예측하는 주요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4월 0.2% 오른데 이어 5월에는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달 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시장에서 금리 인상폭을 가늠해보는 잣대로 여기고 있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2%로 시장의 기대치와 일치했다. 또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도 15일 인사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 압력이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증언해 신중한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같은 수치 발표와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을 짓눌렀던 급격한 금리인상 우려가 누그러들면서 15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45.70포인트(0.44%) 오른 10,380.43, 나스닥지수는 25.61포인트(1.30%) 오른 1,995.6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미국 뉴욕 증시의 상승 마감은 16일 국내 증시를 전날에 이은 반등 장세로 이끌고 있다. 오전 10시37분 현재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65포인트(1.42%) 오른762.75, 코스닥종합지수는 3.03포인트(0.80%) 오른 382.30을 기록, 이틀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금리 인상, IT(정보통신) 기술주 실적 둔화 전망 논란 등에 휩싸여 5일 연속 하락하는 무기력한 장세를 잠시 멈추는 듯 싶다. 한화증권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0.2%에 그침에 따라 금리 인상폭이 당초대로 0.25%에 그칠 것이며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로 촉발된 금융시장 혼란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증시에서는 CPI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미국이 금리를 0.5%포인트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매우 위축됐었다. 현대증권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 압력으로 확산되지 않은데다가 하반기 실물 경기 회복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물가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반등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를 대표주로 하는 기술주의 하반기 실적 둔화 속도 논란이 여전한데다가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시기와 맞물렸고 최근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고 있는 게 프로그램 매매라는 점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안도감에다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겹쳤다"면서 "그러나 수급상으로는 프로그램 매수 때문에 오르는 거라 방향을 점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주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프로그램 매매는 금주 들어서는 매수 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선물도 9월물이 시작된 이래 4일간 오락가락하고 있어 특정한 방향성을 읽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가, 미 금리 인상 등 해외 요인이 진정되는 모습이나 국내 경제 위기설 논란만큼이나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