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를발표하며 행정수도 이전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일찌감치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싸고 충청권에 본사를 두고 있거나토지나 건물 등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연고기업들이 테마군을 형성하며 등락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전 후보지 발표만으로는 구체적인 경제 효과나 즉각적인 수혜여부를판단하기 어렵고 향후 절차가 진행되면서 구체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행정수도 테마주들도 대부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종목만 올랐다. ◆거시경제.부동산 경기 회복 '시기상조'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가 제시됐지만 증권사와 민간 연구기관의 경제 분석가들은이날의 발표가 단순히 '후보지 발표'에 그칠 뿐 실제 경기나 내수의 흐름을 바꿔놓을 만한 내용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거시경제의 펀더멘털에 미칠 영향력은 거의 없으며 부동산가 상승에따른 내수 회복과도 거리가 멀다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했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신행정수도 입지 선정은 이미 진행돼왔던사안으로 당장 건설경기를 부양할만한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부동산가상승도 해당 지역에 그칠 뿐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정부의 지속적 투기 억제책과 맡물려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진단했다. 삼성증권의 신동석 이코노미스트도 "신행정수도 이전이 이뤄져도 정부의 투자는일시에 집행되는게 아니다"라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늘리는 것이 현재로서는최선이지만 이는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것이고 해당지역의 부동산가 상승이 있더라도 다른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와 내수침체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당초 발표했던 것보다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앞당기겠다면이는 (내수부양 등에)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야당과 수도권을 비롯한 비충청권의 반대 등으로 아직 신행정수도 이전자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용규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민간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현재로서는 완전히 기정 사실화됐다고 보지 않는 시각도 있는 만큼, 현 상태에서 그 효과를 분석하기는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행정수도 이전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수도권 기업 환경 등의 문제를고려한 정책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 `아직은 멀기만한 기회' 행정수도 후보지 발표를 계기로 막연한 기대감은 일고 있지만 건설업계에 실질적인 호재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건설공사가 시작된다 해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건설 수주'혜택이 가능하고 중소형사에는 `그림의 떡'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봉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행정수도 후보지가 발표된다 해도 아직은 구체적인 공사물량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며 "건설업종 자체가 행정수도 건설에따른 수혜보다 분양원가 공개 압박, 부동산값 하락 등 부정적인 요인이 더 부각되고있는 상황이라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행정수도 이전시 주변에 신도시가 건설돼야 한다는 원론수준의 기대감이 작용하겠지만 관련 공사 수주가 대형사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중소형사에는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준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행정수도 후보지 발표가 충청권 연고업체를제외한 나머지 업체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며 "최근 위축된 건설경기에 대한 방어적인 재료가 될 수는 있지만 실질적인 수혜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더라도 전반에는 토지나 부지 조성 등과 관련된토목전문업체들이 수혜를 얻고 난 뒤에 시공업체들의 수주 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건설업의 업종지수는 전체 평균 1.80% 상승률을 다소 밑돈0.86% 상승에 그쳤다. ◆관련주 등락 거듭할 듯 행정수도 후보지 선정에 대한 이같은 인식이 확산되며 관련주들도 등락이 엇갈렸다. 당장 뚜렷한 호재로 인식되지 못하는데다 일부 종목은 그동안 펀더멘털 개선없이 오른데 대한 조정심리까지 작용했다. 씨씨에스는 충북 남부지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충북방송의 보통주 108만주(지분율 65.85%)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뒤장 마감까지 상한가를 유지했다. 충청권 연고기업 중에는 한라공조가 올해 실적 성장세가 가속될 것이라는 증권사의 전망에 힘입어 4.09%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영보화학, 우성사료, 대아건설 등이 1% 안팎 올랐다. 그러나 충남방적은 나흘연속 사승세에서 꺽인 뒤 하한가로 추락했고 계룡건설도 8.78% 급락했다. 증권사 한 분석가는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가 선정됐지만 아직도 많은 절차와기간이 남아 있어 관련주들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이들 테마주는 앞으로도 당분간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재료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김종수기자 hsh@yna.co.kr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