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다시 매수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은 28일 거래소시장에서 2천4백9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 12일 이후 12일(거래일 기준)간 순매수 규모는 1조6천4백억원. 이는 지난달 27일~5월11일 동안 헤지펀드 중심의 순매도 금액 (2조6천억원)의 61%에 해당하는 규모다. 불과 보름전까지만 해도 '셀 코리아(Sell Korea)' 조짐까지 보였던 외국인이 다시 돌아온 것은 무엇보다 펀드의 자금사정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및 AMG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5월20∼26일) 미국의 주식형펀드 잔고는 14억2천만달러 증가, 4주만에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또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GEM),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펀드, 인터내셔널펀드, 태평양지역펀드 등 한국관련 펀드의 순유출 규모는 5천6백만달러로 지난주(7억3천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한국관련 펀드에서의 자금유출 규모가 2주째 격감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증시를 압박해 온 각종 악재의 영향이 희석되고 있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자금사정이 좋아지자 외국계 펀드들은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한국의 우량주를 집중 사들이고 있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핵심 블루칩의 PER(주가수익비율)가 6∼8배인 점을 감안하면 우량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PER가 20배, 대만도 13~14배 정도로 한국보다 훨씬 높다. 이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 간에 한국기업의 경쟁력과 수익력에 대한 믿음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도달할 때까지 외국인 매도에 대한 우려는 접어둬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이후 대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매수기조로 돌아섰지만 그 강도는 한국시장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도 "MSCI지수 조정에 따른 추가적 매수세가 최근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MSCI코리아 지수에 새로 포함된 SK㈜ LG전자(우) NHN에 대한 외국인의 대규모 '사자'가 이를 반영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헤지펀드 매물은 일단락됐으며 장기 뮤추얼펀드의 한국시장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밝다"면서 "외국인 관련 수급은 이제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