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월의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7일 발표된 작년 4·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연율로 4.1%.전문가들의 예상치 3.8%를 뛰어넘는 수준이었지만 시장은 흥분하지 않았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 대학의 2월 소비자 심리 지수 하락으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돌려 놓지 못했다. 기술주들의 매각이 특히 많았다. 피플소프트 주가는 미 법무부가 오라클의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기로 함에 따라 20센트 떨어졌다. 법무부는 오라클의 인수가 독점을 초래해 경쟁을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 주가도 41센트 하락했다. 와코비아 증권의 시장분석가인 래리 워첼은 "반도체 관련 주식도 매도 분위기가 우세했다"며 "그럴 만한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도 시장에는 굴곡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스닥은 2,029.82,다우는 10,583.92로 마감됐다. 나스닥은 이로써 6주 연속 하락했고 다우는 2주 연속 떨어졌다. 이로써 월간으로 따져 다우는 0.9% 올랐지만 나스닥은 1.8%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약하다는 2월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2월 증시를 후퇴하는 달로 예상했었다. 작년 4분기 기업 실적이 워낙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급등한 주가가 한 걸음 쉬어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망됐지만 나스닥의 약세가 의외로 길어지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도 지난주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발표되는 지표도 큰 차이가 없다. 기업 실적발표는 거의 없고 몇가지 경제 지표만이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지표는 이달 5일 발표되는 2월 고용 동향이다. 미국 경제가 얼마나 활력을 유지하고 있는지,증시는 어느 정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단기적으론 이 지표에 달렸다. 그동안 고용 창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도 발목을 붙잡혔다. 지난 1월 농업 부문 이외에서 새롭게 창출된 일자리는 11만2천개였다. 전문가들은 2월에는 비농업 부문의 고용이 12만5천명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업률은 1월과 같은 5.6%로 추정됐다.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다. 도이치은행 자산관리의 벤자민 페이스 이사는 "2월 고용지표는 미국의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일에는 1월 개인 소득과 개인 소비 지표가 발표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개인 소득은 0.5%,개인 소비는 0.4%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조업 동향을 알 수 있는 지표도 2일 발표된다. 2월 구매관리협회의 제조업 지수는 지난 1월의 63.6보다 낮은 62.0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