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 올해는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4분기에 부실자산을 정리, 자산건전성을 크게 높였다. 가계부문 2천4백36억원, 기업부문 2천7백86억원과 카드부문 2조2백46억원 등 4분기 상각액을 포함, 지난해 총 상각금액만도 6조3천9백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3.59%로 전분기에 비해 1.25%포인트 낮췄다. 연체율 추이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가계 연체율은 2.34%로 전분기 대비 0.57% 줄어들었으며 중소기업의 연체율도 3.2%로 하락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양성호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조5천3백억원에 달하는 문제성자산을 감안할 때 약 5천6백억원의 추가 충당금이 필요하다"면서도 "연체 증가율이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카드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도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권재민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 역시 "대손상각비가 2005년까지 연평균 21% 감소할 것"이라며 "대손상각비의 감소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본적인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순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국민카드 합병효과 등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7.8%와 57.1% 증가했다.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21.5% 증가해 이와 같은 추세를 확인해 주고 있다. 자산건전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반영, 올해 국민은행의 자산 성장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권 연구원은 "지난해 여신 규모 증가율은 11.2%였으나 올해는 5.5%, 내년에는 7.9%가 될 전망"이라면서도 "예상하고 있던 것으로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가 향후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수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실적 호전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 연구원은 "예상보다 내수경기 회복세가 느려질 경우 연체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자산건전성 및 연체율 지표의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