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의 상승 랠리를 이끌었던 `후세인 효과'가 단 하루만에 소멸됐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이 생포됨에 따라 이라크 사태로 인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완화되기는 했으나 단발성 호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흥분이 가라앉았다. 16일 거래소시장에서 전날 822.16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종합주가지수는 14.84 포인트 떨어진 807.32로 출발해 오전 10시35분 현재 11.51 포인트(1.39%) 하락한810.65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13%가 내린 47.06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도 급락세로 출발해 2%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전날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가장기적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58%가 하락한 1,918.26,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는 0.19%가 떨어진 10,022.80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에서 전날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를 계기로 이라크 재건 사업이 본격화되고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등했던 건설주와 운송주 등도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신성건설은 9%대, 대우건설.풍림산업, 두산건설, 금호산업은 3~4%대의 하락세다.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은 2%대의 내림세이고 화학주 가운데 LG화학은 6%대의 급락세인 반면 SK와 S-Oil은 각각 1%대와 4%대의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가 세계 증시의 연말 랠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았지만 결국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직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변에서 폭탄 테러가 잇따르며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이라크 정세가 아직도 불안한 데다 국제 유가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후세인 효과가 중장기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면미군 주도 연합군에 대한 테러가 감소하고 재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고전제하고 "그러나 이라크에 후세인 추종 세력 뿐 아니라 이슬람 근본주의 저항 세력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후세인 생포가 대(對) 테러 전쟁의 종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성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및 겨울철 수요로본격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달러 약세의 원인이 이라크 사태보다는 미국의쌍둥이 적자(재정.무역)에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심리적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후세인 체포가 중장기적 호재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와 같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하고"결국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