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와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2004년으로 향하고 있다. 미래의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내년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내년에 세계 경제가 회복되느냐에 따라 주가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업종의 업황전망이 주목을 끌고 있다. 각 업종별로 내년도 경기전망을 해본다. 해운과 항공의 올 상반기 업황은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 해운업종이 해외 물동량 증가와 운임 지수의 상승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다. 반면 항공업종은 이라크 전쟁과 사스 등의 여파로 여객수가 급감하면서 유례없는 불황으로 신음했다. 엇박자를 그렸던 두 업종의 경기는 하반기들어 호황이라는 공통점을 찾아가고 있다. 해운업종은 실적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고 항공주들은 실적개선에 힘입어 날갯짓이 한창이다. 내년에는 두 업종 모두 장기 호황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낙관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중국효과'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물동량 증가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 2000년 이후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우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과거 3년간 중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15.4%로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 7.1%를 두 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3년간 중국의 물동량 증가율은 21.3%로 세계 물동량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크선 운임지수는 지난 10월 이후 사상 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벌크선이 주력인 세양선박 주가 급등을 이끌고 있다. 올 상반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대규모 적자를 보면서 항공업계는 어느 때보다 내년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사스 공포가 사라지면서 이미 하반기부터 화물 운송량은 가파른 회복세를 탔다. 대한항공의 화물수송 증가율은 중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들어 매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기가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점도 항공업종에는 호재다. 우리증권 이창목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항공업종과 해운업종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