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조정 하루만에 다시 800선을 되찾았다. 7일 종합주가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14.01포인트 상승,전날 떨어진 만큼 가볍게 뛰어올랐다. 시장은 여전히 상승추세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방증으로 증권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주가 1000포인트 시대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낙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외국인에만 의존한 상승장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핵폭탄'과도 같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낙관론 > 증시의 상승추세가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과 수급 측면 모두에서 강세장을 점치고 있다. 수출증가와 부동산 가격 안정 등 경제전반이 안정세를 보이는 조짐이 역력하고 개인 등 국내 투자자들의 시각변화도 조심스레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UBS증권 장영우 전무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랠리 지속이 예상되는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9월 수출이 사상 최대 규모였고 △10월 자동차 내수 판매가 두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이 지난 한달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부동산가격이 안정되기 시작하는 등 경제전반이 안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LSA(크레디리요네증권)와 삼성증권은 수급 차원에서 강세장 논리를 폈다. CLSA의 크리스 로버트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여전히 비관적이란 점에서 증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증시에서는 극단적 개인투자자 매도 공세는 증시 상승장 진입을 의미한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CLSA는 증시가 1,066포인트까지는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정부 정책과 부동산 투자의 매력 감소 및 주식 보유 물량의 격감 등으로 국내 투자자가 시각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기존 외국인 매수와 함께 주가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신중론 > 현 장세가 마냥 낙관적이지만 않다는 신중론자들은 무엇보다 외국인 주도장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시각 역시 부정적이다. 박윤수 LG투자증권 상무는 최근 국내 증시상황은 '에코 버블(Echo Bubble)'이 만들어낸 강세장이라고 지적했다. 에코 버블이란 지난 2000년 IT(정보기술)열풍 이후 나타났던 버블과 달리 장기간 이어지는 초저금리,달러약세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거품을 일컫는다. 밀려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국내의 허약한 펀더멘털을 가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상무는 최근 외국인 매수자금 유입에 대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한 게 아니고 달러 가치의 하락(cash deflation)에 따른 자산배분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가상승이 향후 경기회복이라는 펀더멘털에 의해 뒷받침될 경우 지속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에코버블'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이 버블 붕괴를 초래하는 첫 신호탄이 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나증권 서보윤 상무는 현재 외국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국내 증시를 "핵폭탄을 안고 가는 상황"으로 설명했다. 서 상무는 "미국의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며 "미국의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도 경기흐름에 이상징후라도 생기면 방향을 U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외국인 매수에만 의존하는 국내 증시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핵폭탄을 안고 강세장으로 달려가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태.임원기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