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석가들이 조정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11월을 힘찬 상승세로 시작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말 랠리에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성급한 전문가들은 대망의 나스닥 종합지수2,000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10,000포인트가 금명간 돌파되리라는 전망도내놓고 있다. 11월의 첫 거래일인 3일 뉴욕증시의 성적표를 보면 이와 같은 기대를 어느정도정당화할만 하다. 나스닥 지수는 35.49포인트(1.84%) 오른 1,967.70으로 마감돼 2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포인트까지는 불과 32.3포인트가 남았다. 이날의 상승 폭만큼만 올라준다면 당장 다음날에라도 2002년 1월 이후 밟아보지 못한 2,000고지를 재탈환할 수 있게 된다. 다우존스 지수도 57.34포인트(0.59%) 상승한 9,858.46으로 장을 마쳐 200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00포인트 재돌파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8.31포인트(0.79%) 추가된 1,059.02를 기록해 그동안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되던 1,050포인트를 간단히 넘어섰다. 나스닥 지수와 S&P 지수는 모두17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많은 증시 분석가들은 당분간 뉴욕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이다연말에 가서 재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의 저점인 지난 3월 중순에 비해 나스닥 지수가 55%나 올랐을 정도로 그동안의 상승이 가파랐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전망이 무리라고 볼 수는 없다. 또 이런 전망이 빗나간 것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이날 주가가 상승세를 탄 데는 공급관리연구소(ISM)의 제조업지수나 주택건설통계, 반도체산업협회의 경기전망 등이 모두 예상을 넘어서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주 후반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큰 폭의 미국 경제성장률과 계속되는 실업자의 감소 등 긍정적인 지표들에도 시큰둥한 반응을보였던 투자자들이 다시 경제관련 뉴스에 열띤 호응을 나타낸 것에는 상당한 의미를부여할 수도 있다. 연일 계속되는 긍정적 지표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을 갖지 못하던투자자들이 드디어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를 떨칠 준비가 됐다는 징표로 받아들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체 로드 애베트의 밀튼 에즈라티 선임 전략가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이 랠리의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면서 "경제회복론은 정말로 타당하며 기업수익이 뒤따를 것이고 주식시장은 이러한 수익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밝혔다. 스튜어트 프랭클의 앤드루 프랭클 사장은 좀더 직설적으로 "이번주 안에 다우존스 지수가 10,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뮤추얼 펀드들이 그동안빼냈던 돈을 다시 증시에 투입할 것이고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시장에 대한 자신감을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실적 호전이나 경제지표의 개선은 충분히 예상됐고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CIBC 월드 마케츠의 수보드 쿠마르 수석전략가는 "앞으로 몇년간을 보면 주가는 오르겠지만 11월과 12월에 국한해 보면 수익과 경제의 개선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박스권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이와 같은 두 가지 관점 가운데 어느쪽이 지배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지는 오는 7일 발표될 10월 고용시장 통계가 일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0월 일자리가 5만개 정도 늘어나되 실업률은 종전의 6.1%에서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지표들에서 입증됐듯이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은 항상 있고 이 경우 시장은 크게 출렁일 것이 거의 분명하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