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주를 필두로 한 이른바 "소비주"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3분기까지 극심한 내수 침체로 올 6월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렸던 이들 종목의 주가가 10월 들어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실제로 지난9월말까지 종합주가지수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소비주들은 10월이후 종합주가지수대비 초과 상승률을 보이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내수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일각에서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 반영 소비주의 강세는 농심 하이트맥주 빙그레 동원F&B 등 음식료주가 이끌고 있다. 농심이 단연 돋보인다. 농심 주가는 10월 한달간 35.54%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10월들어 종합주가지수가 횡보한 것에 비교한다면 기대이상으로 강세를 보인 셈이다. 리먼브러더스 윤용철 상무는 "미국 경기의 회복 조짐이 워낙 강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동안 오르지 못했다는 인식과 기대감이 겹치면서 음식료주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내수 회복이 4분기 이후 아시아 시장 전체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 김선배 이코노미스트는 "올 하반기 3.5%에 불과했던 아시아의 내수 성장률이 내년 10%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0.4~0.5% 끌어올릴 것이며 미국의 재정적자를 줄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증시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내수주 등을 중심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받는 신용카드 리스크 JP모건은 이날 내수주에 대한 추격 투자는 위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기적인 소비심리 회복에 기대를 했다간 실망할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1분기까지 종합주가지수가 650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견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수출주에 더 주목할 때란 지적이다. JP모건은 이런 분석의 근거로 지난 1999∼2002년 한국 소비자들의 과도한 채무로 신용회복에 앞으로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란 점과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따라서 상승세는 단기적인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가치 우량주에 관심 증시 일각에서는 내수주의 상승세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기 보다는 가치 우량주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음식료 유통 등 소비주에서 업종대표주들의 주가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업종 대표주가 가치우량주의 차원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볼때 경기 회복 초기에 소비주의 상승세가 나타나곤 했지만 현 양상은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다. 김 상무는 "현재 경기회복 기대감은 글로벌IT 수요의 회복에 대한 기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수출증가가 설비투자 증설과 고용회복 소비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공장 이전 등으로 인해 산업공동화를 촉진하고 있어 예전처럼 수출증가가 소비증가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