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자신을 대체할 매수 세력이 없다는 점에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주 주가급락은 기술주 실적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미국 주가의 하락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국내 시장의 수급 측면에서 누적된 불안 심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블루칩의 경우 유통 물량에서 제한을 느낄 정도로 그동안 외국인 일변도의 매수 세력이 형성됐다. 그러다 보니 별로 많지 않은 주문에도 주가가 출렁거렸다. 지수 780선 돌파 시도가 두세 차례 무위로 끝났으니 이제는 차익 실현에 나설 때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한국 시장의 실적 발표와 몇 가지 경제 지표를 점검하면서 투자전략을 다시 정비하자는 심정이다. 외국인들은 그 동안 주가 지지선이 어디에서 형성되는 지도 재점검할 것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수는 조금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8월 이후 급증한 아시아 이머징 마켓으로의 펀드 유입이 단기간에 순유출로 반전될 가능성도 낮다. 따라서 앞으로 1∼2주 동안 외국인들은 블루칩 종목에서 조금씩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 한편 우량한 옐로 칩 종목으로 갈아타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특히 실적이 좋게 발표된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과 함께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선별 매수는 지속될 것이다.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매수세 약화와 일부 은행주,업종 대표주,통신주에 대한 매수라는 투자 패턴이 이런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이 실적 시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홍래 < 동원증권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