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힘입어 일본의 주요 상장 증권사들이 중간 결산(4~9월)에서 무더기 흑자를 냈다. 지난 24일 현재 실적을 밝힌 17개 상장 증권사 중 적자를 낸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경상이익 규모도 지난해 동기보다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중간 결산에서 경상이익을 낸 곳은 2개사에 불과했다. 경영실적이 좋아진 것은 증시 활황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저변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이들 대상의 영업이 활력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이번주 중 실적을 발표할 노무라와 다이와도 이익 증가가 확실시되고 있다. 상장 증권사들은 IT(정보기술)붐으로 증시가 달아올랐던 지난 2000년 이후 3년만의 최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사별로는 닛코 코디얼그룹이 2백95억엔의 경상이익을 내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미쓰비시와 SMBC프렌드도 1백79억엔과 1백억엔의 양호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중간 결산에서 84억엔의 적자를 냈던 신코는 이번 결산에서 1백1억엔의 흑자로 반전,수지 개선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8억엔과 49억엔의 적자였던 미즈호 인베스터즈와 도카이도쿄도 57억엔과 46억엔의 흑자로 돌아섰다. 닛코 코디얼그룹은 법인 영업이 부진했지만 개인영업에서 주식매매 위탁수수료 수입이 지난해 동기보다 약 60% 늘어나면서 공백을 깨끗이 메웠다. 증권사들은 특히 주식영업에 치중한 곳일수록 이익 증가폭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오카상등 1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50%를 상회했다. 미쓰비시증권의 카사마쓰 시게야스 상무는 "적자가 계속됐던 개인영업 부문도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말해 개인영업을 보는 증권사들의 시각이 크게 달라졌음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수익 기반이 견실해진데 이어 6,7월 이후 증시 활황이 지속되자 수익 증가에 더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증시가 극도의 침체에 빠져 있던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감원,외화표시채권 및 변액연금보험등 취급 상품의 다양화에 박차를 가했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급상승에 따른 경계 심리가 적지 않은 데다 인터넷 거래의 확산으로 건당 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는 등 부정적 요인도 만만치 않게 부각되고 있어서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