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급락하며 한국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23일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5.09% 하락한 1만3백35.16엔을 기록했다. 이날 하락 폭은 2년만의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와 한국시장의 하락 원인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로 전고점을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 추세를 그려 오던 증시가 실적 경고에 따른 미국증시의 급락을 빌미로 동반 추락했다는게 이들의 진단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그동안 상승과정에서 외국인이 유일한 매수주체였을 뿐 국내 투자자들은 '팔자' 일변도였던 취약한 수급구조 역시 일본과 한국증시가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홍 부장은 "실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미국에서 제기된 금리인상론도 일본에서 유동성 장세가 끝나는게 아니냐는 불안심리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에서는 특히 그동안 급등했던 스미토모은행 등 은행주와 증권주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욕구를 강하게 느낀 것으로 분석됐다. 미즈호홀딩스가 14.39%, UFJ홀딩스가 10.22%, 다이와증권이 9.25%, 닛코증권이 9.75% 하락한게 단적인 예. 일본의 은행ㆍ증권주는 올들어 많게는 두 배 이상 주가가 뛰며 닛케이주가 1만엔 회복을 주도했다. 장 마감후 올 사업연도 2분기(7∼9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5% 감소했다고 발표한 소니를 필두로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NEC 등 반도체 관련주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기술주의 실적호전 기대감이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가시적인 모멘텀이 부족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아 닛케이주가 1만선은 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