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22일 '신바람'을 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47만1천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한달반만에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 9월9일의 47만원이었다. 하이닉스도 이날 올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시장 상황이 호전된데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선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2일은 반도체주의 날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73% 오른 47만원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1천3백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덕분이다. 이날 외국인 전체 순매수 금액(2천9백79억원)의 44%에 해당한다. 최근 회사측의 자사주 취득기간을 매도 타이밍으로 활용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외국계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뺀 한국 증시는 생각할 수도 없다"며 "헤지펀드의 경우 단기시세차익을 노리고 삼성전자를 사고팔 수 있지만 장기투자 성향의 펀드는 삼성전자를 서둘러 팔 이유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더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6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선 하이닉스도 관심주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이날 주가는 '재료 노출'의 영향으로 2.72% 떨어졌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계속된 적자 행진,높은 부채비율,미국과 유럽연합의 고율상계관세 부과 등 '설상가상'의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10분기 연속,독일의 인피니온이 3분기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하이닉스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호전은 반도체값 급등이 주요인이다. D램(2백56메가 기준)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3월말 개당 3.50달러에서 현재는 5.22달러로 50% 가까이 뛰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경우 5달러가 손익분기점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투자는 신중해야 삼성전자는 반도체외에도 다른 사업부문의 수익기반이 탄탄해 향후 실적에 대해 낙관론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선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4분기의 경우 계절적으로 PC판매의 비수기"라며 "반도체 경기가 주춤할 경우 주가 상승탄력도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경우 흑자전환이 D램값 상승에 따른 '반짝 현상'일뿐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흑자전환은 일시적인 D램 가격 강세 때문"이라며 "구조조정에 따른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최근 신규투자를 못해 차세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12인치 생산라인에 합류한 독일 인피니온과 대만 난야 등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자금난으로 2년 가까이 신규투자를 못했다"며 "비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영업이익 창출을 통해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한다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흑자전환은 LG반도체 영업권을 상각하지 않은 덕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이닉스는 LG반도체 인수 후 매 분기마다 평균 3천억원 정도의 영업권을 상각해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이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세종증권은 의문을 제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