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통신 3강'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이 좌절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계열 통신회사들을 종합정보통신사업체로 육성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LG는 21일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안 통과 후 "그동안 진행해 왔던 통신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유무선 통합서비스, 방송ㆍ통신의 융합서비스 등 새로운 종합정보통신사업에 중점을 두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하나로통신의 인수작업이 물거품이 됨에 따라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하나로통신을 인수한 뒤 KT SK텔레콤과 더불어 '통신 3강'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LG는 당초 하나로통신을 인수해 시외국제전화 사업자인 데이콤, 망 사업자인 파워콤,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인 LG텔레콤을 엮어 유ㆍ무선 복합의 거대 통신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는 계열 통신회사들 사이에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통신사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킨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하나로통신의 인수 실패에 따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LG는 이날 발표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신사업의 전략을 재정비하겠다고 적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선 LG가 통신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앞으로 하나로통신과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측에서도 LG가 현재 갖고 있는 통신사업군을 배제하고선 막강한 KT와 대결하기에 힘에 부치는 까닭이다. 이와 관련,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은 21일 "LG측과 협력하겠다"며 "데이콤 등과 협력관계를 맺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