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과 유가급등 등 돌발 변수로 냉각되던 증시가 3분기 어닝시즌(기업들의 실적발표기간)에 대한 기대로 힘차게 반등했다. 9월중순부터 국내주식 매수강도를 줄이던 외국인도 순매수 규모를 늘렸다. 2일 하루동안 2천6백억원어치이상을 사들였다.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과 국내외 기업의 실적발표가 임박하면서 투자자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주도주 반등 경기 민감주들이 다시 강세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13% 오른 40만8천5백원을 기록했고,LG전자도 2.32% 상승한 5만7천4백원으로 마감됐다. 포스코와 현대차도 각각 3.42% 3.43%씩 상승했다. 반면 최근 하락장에서 경기방어주로 두각을 나타냈던 한국전력은 0.45% 하락한 2만2천원을 기록했고 가스공사도 1.24% 내렸다. 외국인들도 이날 정보기술(IT) 관련 핵심주를 대량 매입,상승세를 이끌었다. 하루 총 순매수금액의 절반이 넘는 1천5백40억원을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쏟아부었다. 전문가들은 이들 핵심 블루칩이 3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증시의 주도주로 재부각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D램 및 TFT-LCD 가격 상승과 휴대폰 부문 최고 매출로 영업이익이 1조7천9백억원을 기록,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도 LG필립스LCD의 실적 호전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으로 3분기 경상이익이 시장 추정치인 1천7백60억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발(發) 훈풍이 가세할까 시장의 관심은 국내 기업에 앞서 다음주부터 발표될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쏠려 있다. 일단 지표상으론 긍정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기업들의 EPS(주당 순이익)는 전년동기대비 15% 증가,2분기의 9%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T관련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S&P 500 IT섹터의 3분기 기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이 주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처럼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증시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혁준 서울증권 연구원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됐다는 인식도 만만치 않아 어닝시즌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반등의 걸림돌로 등장한 개인 어닝시즌 기대감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할 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2일에도 이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최근 지수 700선 밑에서 참여했던 개인들이 상승장을 이용,단기차익을 거두기 위해 이날 2천억원어치 이상의 매물을 한꺼번에 내놓는 바람에 지수 상승폭을 줄였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개인들이 기술적 반등 시기마다 '치고 빠지기'식 전략을 구사해 역으로 반등폭을 제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