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 카드 등 '금융주 트로이카'가 주식 투자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금융업종지수는 지난 9월 한달간 12% 급락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8%보다 낙폭이 크다. 경기침체에 금융ㆍ외환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나타난 증시 반응이다. 게다가 은행주는 실적악화, 증권주는 출혈경쟁, 카드주는 연체율 비상 등 각각의 악재로 고전을 하고 있는 것도 금융주 약세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은행주는 최근 실적 악화 우려로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글로벌 사태, 카드사 부실, 신용불량자 양산 등으로 상당수 은행이 올해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민카드 흡수합병으로 5천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할 처지다. 경기만 좋다면 흑자 결산이 무난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장담하기 힘들다는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4만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국민은행 주가도 최근에는 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실적 악화 외에도 2대주주였던 골드만삭스의 지분 매각 등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 잇따른 결과였다. 신한은행은 올해 순이익 목표치인 5천5백억원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안팎에서 받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조흥은행의 경우 상반기에만 4천1백93억원의 적자를 냈다. 증권주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어든데다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증권주의 대표격인 삼성증권은 이미 9월 한달간 21%나 폭락했다. 그런데도 외국계 UBS증권은 1일 증권사간 수수료 경쟁 우려로 증권주 전반에 대한 투자의견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주는 은행주나 증권주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상당수 카드사들이 연체율 기준과 현금대출 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하반기에는 좋아지리라던 실적도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실망감으로 LG카드의 경우 지난 9월중 17%나 하락했다.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로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한 경영 개선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