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및 유가 상승 여파로 주가가 급락세를 지속,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붕괴됨에 따라 증시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거래소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12 포인트(2.26%)가 빠진 697.40으로 폐장함으로써 상승장세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7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0.59 포인트(1.28%)가 내린 45.10으로 장을 마감해 45선이 위협받는 등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7월23일의 695.74 이후 두 달만에 처음으로 증시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환율 쇼크'가 엄습한 지난 22일 이후 지수 하락 폭이 무려 50.85 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외부 충격에 쉽사리 무너지는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동양증권 임형국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상승장은 이제 일단락됐다"고 지적하고 "경기 회복 지연으로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된 데다 외환시장 불안과 유가 상승 등 악재가 겹쳐 700선이 쉽게 무너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4.4분기 초반까지는 단기적인 조정 국면이 지속되며 20∼30 포인트가 더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유가와 환율 문제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이 다소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것 같다"고 분석하고 "특히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쪽의 물량 압박이 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 이사는 "주가가 이미 많이 떨어진 만큼 추가 폭락의 가능성은 적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으로 미뤄 앞으로 20~30 포인트 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미국 경기 회복 등 증시 상승 여건이 아직 유효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파가 일시적이라는 점 등을 들어 조만간 증시가 냉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현투증권 박주식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하락과 고유가가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해 주가도 당분간 690선에서 머물 전망"이라고 예상하고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가 690선 밑에서 매수 주식을 팔 경우 손실을 볼 수 있고 10월 중순 이후 발표되는 실적이 시장 기대에 부합할 전망이어서 주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센터장은 "고점과 비교하면 이미 10% 가량의 조정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690선을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지만 700선 이하에서는 연기금 등 대기성 자금의 유입도 기대되고 있어 추가적인 지수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하고 "3.4분기 실적 호전주 가운데 단기 낙폭과대주와 배당 유망주에 대한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