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닥시장에서는 MSN메신저의 파일 송수신 기능을 통해 전파되는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장중에 퍼졌다. 반사적으로 보안 및 백신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들썩였다. 약보합세이던 하우리는 7% 이상 곧바로 급등했고 안철수연구소 장미디어 싸이버텍 등도 4% 이상 급상승했다. 하지만 강세는 끝까지 지속되지 못했다. 하우리(2.03%)만 소폭 상승을 유지했을 뿐 안철수연구소와 장미디어는 보합,싸이버텍은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은 컴퓨터 '바이러스가 떴다'는 말만 나오면 거의 예외없이 '수혜주'로서 기세를 올리지만 '반짝' 상승세로 끝날 뿐 오래가지는 못한다. 삼성증권 박재석 팀장은 "기업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막연한 기대와 관련성을 토대로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라면서 "그만큼 시장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조정기를 맞자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각종 테마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달초에는 싱가포르에서 '사스' 양성반응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타고 관련 종목들이 '수혜주'로 포장되면서 급등세를 탔고 중순에는 태풍 '매미' 피해복구 반사이익 테마가 고개를 들면서 반짝 강세를 보였다. 심지어 올 여름엔 비가 많이 오자 농약살포기 업체가 수혜주로 거론됐었고 '돼지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업고 닭고기 생산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M&A(인수합병) 테마도 해당기업의 내재가치나 앞으로의 수익성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평가가 불분명해 효력에 의문을 던지는 전문가들이 많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테마주를 매수하는 주체는 대부분 단기 투자자들이어서 일단 상승 추세가 꺾이면 매물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걷잡을 수 없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