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등록기업인 티씨케이 주가는 지난 18일부터 3일간 27%나 급락했다. 특히 이 기간 중 거래량(1백98만주)은 평소 때의 10배를 훨씬 넘었다. 이 회사 3분기 누적(2002년 10월∼2003년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경상이익은 73%나 증가한 상태여서 이같은 주가 하락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이유는 있었다. 기관이 문제였다. 공모과정에서 기관들이 받아간 공모주식 물량이 주가 하락의 주범이었다. 등록후 1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1백51만주의 기관 공모주식이 꼭 1개월이 되던 지난 18일부터 매도물량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기관들은 주가를 하한가까지 밀어내면서 주식을 팔았지만 공모가격이 2천3백원에 불과해 2배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 매도가 잠잠해지자 티씨케이는 지난 23일 강보합세로 돌아섰고 24일엔 4.8%의 강세를 나타냈다. 신규 등록주 가운데 티씨케이와 같이 기관 공모물량 의무보유기간이 지나면서 몸살을 앓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기관 물량이 소화되면서 반등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티씨케이와 똑같은 과정을 거친 종목으로 이라이콤 거원시스템 엔터기술 등이 꼽힌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부품업체인 이라이콤(7월4일 등록)은 9월4일 2개월간의 기관 의무보유확약이 끝나면서 주가가 급락하다 23일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유화증권 최창하 연구원은 "1백45만주의 기관 배정물량 중 2개월 보유확약 물량이 1백32만주에 달했다"며 "늘어난 거래량을 볼 때 기관 보유주식의 대부분이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특히 하반기 들어서부터 이 회사의 제품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어 기관 매도로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11일 등록된 거원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개월이 지난 9월11일 이후 주가가 급락했으나 기관 물량부담이 해소되자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동원증권 홍종길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하락은 지난주부터 기관 공모물량 매각제한(2개월 의무보유확약)이 풀리는 것을 알고있던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관들이 받아간 60여만주의 공모물량은 지난주 대부분 소화되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홍 연구원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등록종목의 경우 통상 1∼2개월인 기관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이들 기관물량의 해소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