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종목을 잡아라.' 주성엔지니어링은 17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한때 1만2백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1.26% 상승한 9천6백60원으로 마감됐지만 주성으로선 2년여만에 1만원대 주가를 회복하는 짜릿한 날이었다. 한때 반도체 장비 대장주로까지 불렸던 주성은 실적 악화로 올 초 주가가 1천5백50원까지 내렸었다. 이에 비하면 이날 주가는 무려 6배 이상 오른 셈이다. 지수가 횡보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주성엔지니어링처럼 주가가 올해 최저가에 비해 몇 배씩 오르는 '턴어라운드'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고가를 새롭게 갈아치우거나 몇년만에 전성기 때의 가격대를 회복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종목들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르는 종목이 더 오르고 있는 것이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있다. ◆주가 급등 종목=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 STS반도체 코위버 등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티에스엠텍 우리조명 등은 이날 주가가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현재 주가가 올해 최저가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까지 올라 있다. 이들은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턴어라운드'라는 공통점을 갖는 종목들로 지수 조정기에도 꿋꿋한 상승세를 지속,다른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티에스엠텍은 지난 6월 동원증권으로부터 적극 매수 추천을 받은 이후 증권사들의 '릴레이 추천'을 받으며 급등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와의 거래 중단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LCD용 CVD(화학증착장비)를 개발,LG필립스LCD와 거래를 트면서 기사회생했다. 우리조명은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자회사 우리CCFL과의 합병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STS반도체는 삼성전자 투자에 따른 수혜,코위버는 통신산업 회복으로 인한 수혜가 각각 기대되는 종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추격매수는 신중해야=코스닥시장에서 일부 종목들만 급등하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오르는 종목을 '따라잡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기업 분석없이 오르는 주가만 보고 추격매수를 했다가는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고 증권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솔고바이오의 경우 주가가 올 초 8백원대에서 지난달 6천2백원으로 7배 이상 오른 대표적인 급등주였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한달여만에 고점에 비해 50% 이상 내린 2천9백10원(17일 종가)으로 추락한 상태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종목들 가운데 특히 실적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종목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