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 중인 벽산건설의 공개매수는 회사 자금을 이용해 대주주 지분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벽산건설 계열사인 벽산의 지분 35.2%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인 아이베스트㈜는 17일 "벽산건설의 공개매수는 주주이익을 높이는 것과 무관하며 대주주의 지분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채권단들은 공개매수에 응하지 말고 공개매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벽산건설은 지난 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공개매수를 받고 있다. 계열사 인희 6백66만주(16.6%),자사주 취득 5백33만주(13.3%) 등 총 공개매수 규모는 1천1백99만주(29.9%)다. 매수가격은 주당 3천원이며 자사주로 매입한 주식은 소각키로 했다. 아이베스트 김성종 재무부장은 이날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1년이 채 안된 기업이 회사 돈 2백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 것은 대주주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벽산건설에 대한 인희의 지분은 6.3%에서 23.6%로 증가되며 오너인 김희철 회장측 지분은 34.2%로 늘어나게 된다. 김 부장은 "인희의 지분 76%를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개매수는 대주주가 헐값으로 지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6월 말 현재 이 회사 주식의 순자산가치는 주당 7천5백원인데 공개매수 가격은 3천원으로 정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벽산건설측은 "최근 몇 달간 시장가를 감안해 결정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벽산건설의 공개매수 성공여부는 채권단의 결정에 달려 있다. 채권단이 출자 전환가격(5천원)의 60%인 3천원에 주식을 내놓을지 현재로선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