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9일 하나로통신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로인해 내달 21일 열리는 하나로통신 임시주총에서 외자유치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날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확대는 정부의 외자유치 지지방침이 여러차례 천명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정부와 SK텔레콤 등 다른 대주주들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LG투자증권은 이날 상품계정을 통해 하나로통신 주식 1백12만주(지분율 0.4%)를 추가매입했다. 이로써 LG증권은 하나로통신 6백만주(2.15%)를 보유하게 돼 LG증권을 포함한 LG그룹 지분율은 18.1%로 높아졌다. LG증권은 이날 지분 매입에 대해 "상품운용 차원의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목적보다 내달 임시주총을 겨냥한 '지분늘리기'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임시주총과 관련한 주주명부 폐쇄일이 오는 16일이어서 이날 현재까지 하나로통신 주식을 가진 주주만 주총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LG증권의 지분확대에 따라 임시주총에서 외자유치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LG그룹측은 정부가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를 지지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의 통신부문 전략 때문에 외자유치를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한 뒤 데이콤 LG텔레콤 등과 합쳐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는 "하나로통신에 대한 LG측의 자금투입계획 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가 바람직하다"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발언과 정면충돌하는 것이다. 한편 하나로통신은 이날 뉴브리지-AIG투자컨소시엄과 11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계약을 맺었다. 외자유치는 5억달러의 유상증자(신주발행가 3천2백원)와 6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이 계약은 임시주총에서 외자유치 안이 부결되면 효력을 잃게 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