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외국인투자자들만의'잔치'가 되면서 국내 소비 진작에는 별 도움이 되지않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가와 소비의 상관계수는 지난 1998년 1.4분기∼2003년1,4분기 사이 0.67로 외환위기 이전인 1985년 1.4분기∼1997년 1.4분기의 0.18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계 소비는 지난 1999년 중 주가 급등과 2000년 하반기의 주가급락시 각각 내구재 소비의 급증과 급감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산효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전망이 개선돼 소비심리가 호전되는 반면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으로분석됐다. 실제로 1998년 11월∼2001년 7월까지 주가와 소비자 기대지수는 0.83으로 매우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이처럼 통계적으로 나타난 주가와 소비와의 상관관계가 제대로 들어맞지 않고 있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8월말 현재 759.47로 작년말(627.55)에 비해 21%, 연 최저치였던 3월 17일(515.24)에 비해서는 47.4%가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1.4분기 0.7% 늘어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지만 2.4분기엔 지난 1998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2.2%를 기록했다. 주가가 집중적으로 오른 2.4분기에 민간소비는 뒷걸음질한 셈이다. 물론 주가 상승이 경기 침체, 실질구매력 감소, 가계대출 억제 등으로 촉발된소비 위축을 둔화시킨 효과가 없진 않았겠지만 과거처럼 소비진작에 큰 역할을 한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과거엔 주가가 많이 오르면 냉장고, TV, 에어컨, 컴퓨터, 자동차 등의 가전제품판매가 크게 늘고 음식점.주점은 물론 외식업을 비롯한 각종 레저산업의 소비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들어 주가 급등이 민간소비 진작과 바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은 주가 상승장에서 주도적인 매수세력이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은 큰 재미를 봤으나 실질적인 소비주체인 개인투자자들은 헛물을 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작년 상승장에서 물렸던 주식을 처분하기에 바빴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주식을 집중 매수했던 5월∼8월 7조7천9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5조1천8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 올해 상승장에서는 외국인들만 '과실'을챙겼을 뿐 개인투자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으며 설사 재미를 본 개인투자자들이있다해도 그동안 잔뜩 늘려놓은 빚을 갚는데 급급해 소비에 지갑을 열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윤한근 금융시장국장은 "올해 상승장에서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사이 개인들은 작년에 물렸던 주식을 손해 보지않고 팔아치운 정도이며소비를 늘릴만큼 주식으로 돈을 번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은 분석 결과 올들어 주가가 오르기는 했으나 작년 동기대비 상반기 주가는 25.3%, 7월 주가는 6.7% 각각 낮았으며 8월에만 2.6% 높게 나타났다. 주가상승이 소비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계속 주가가 올라 현재 주식을 보유하거나 앞으로 매입할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뚜렷한 이익을 남겨야 어느 정도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