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주식을 사들이고 개인은 파는 패턴이 바뀌지 않고 있다. 연중최고가와 연중최저가 속출하는 등 종목간 차별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오르는 종목은 끝간데 없이 오르고,소외된 종목 주가는 급락하고 있는 것.이에 따라 거래량은 줄어들고 지수는 상승하는 엇박자 장세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양극화와 엇박자 현상은 외국인만이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만 주식을 사고,외국인이 매수하는 종목만 주가가 오르고 있다. 반면 개인이나 기관은 철저히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대형주 주가가 오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뛰는데 거래는 줄어드는 현상도 이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 ▲두드러지는 주가차별화 최근 10일동안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5백8개(누계)에 달했다. 반면 1백82개 종목은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대부분 대형주나 실적호전주이다. LG전자처럼 매일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운 경우도 있다. 이들은 외국인 선호주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반면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는 종목은 1천원미만 저가주가 주류를 이룬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종목이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과장은 "시장이 철저하게 외국인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개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의 종목이 고가주와 저가주로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주체도 양극화 외국인 매수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들어서만 1조5천6백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5월부터 따지면 7조4천6백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블랙홀처럼 우량주를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개인은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달들어 9천6백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월부터 누계로는 5조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수가 연중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한 최근에도 개인의 매도공세는 더 강해지고 있다. 최근 10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개인의 시장외면은 실질예탁금의 지속적인 감소에서도 읽을 수 있다. 최근 주식연계증권인 뉴켈스의 판매가 극히 부진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매수주체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은 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서가 아니다. 경기전망에 대항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나 개인투자가나 똑 같다. 외국인의 매수는 한국시장에 매력을 느껴서라기보다는 유동성장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글로벌 펀드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포트폴리오 구축 차원에서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 ▲지속가능성 높은 엇박자 장세 대형주 상승은 종합주가지수의 오름세로 이어진다. 지수가 오르면 당연히 거래가 증가하고,시장분위기가 달아올라야 하지만 현 시장은 이상하리만큼 분위기가 위축돼 있다. 거래량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25일 거래대금은 1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만큼 시장이 힘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증권 장인규 서울대지점장은 "대량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오름세는 언제 하락세로 돌아설 지 모르는 사상누각과도 같다"며 "개인투자가들이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지점장은 "랠리초기에는 반신반의하며 관망해 투자타이밍을 놓친 개인투자자들이 이제는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기지표가 호전돼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