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려면 국내 경기보다는 미국 경기지표의 호전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국내 내수경기는 이제 바닥을 지나고 있으며 회복은 연말까지도 불투명하다. 기업 투자가 조만간 되살아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거의 없다. 결국 수출이 관건인데 여기에는 미국 경기,특히 IT부문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는 신규 일자리 창출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경기 상승조짐을 뒷받침해줬다. 그러나 컴퓨터 통신장비 등 IT부문 회복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이다. 따라서 한국의 수출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큰 폭으로 신장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자동차 수출 차질이 걱정되는 시점이다. 이런 경기 전망을 근거로 한다면 8월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믿을 이유는 별로 없다. 그렇지만 미국 경기의 호전 조짐 때문에 매도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무척 낮다. 국내 경기 지표가 반전되는 시점은 3분기 말 이후로 전망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9월 또는 10월쯤일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외국인 투자 패턴은 한편으로는 이익 실현,다른 한편으로는 실적이 바탕이 되는 종목을 발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특히 주당 순이익(EPS) 예상치가 상승하는 기초소재 및 IT 부품주와 주당 현금흐름(PCR)이 우수하고 주가 관리 능력이 있는 기업에 주목할 것이다. 결국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조정국면 이후 외국인 투자는 블루칩 일변도에서 조금 벗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8월의 지수 흐름은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도 상승 폭은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홍래 < 동원증권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