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기업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경쟁회사 경영권을 사들여 기업을 확장하려는 인수자와 이번 기회에 보유지분을 매각하려는 매도자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M&A가 추진되거나 성사되면 해당기업 주가가 급등락하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한 다음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M&A 또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건수는 코스닥시장에서만 7건에 달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월평균 M&A 또는 경영권 분쟁사례가 3∼4건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평소의 2배 정도 많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삼화기연은 자회사인 도원텔레콤 지분 4백만주 중 2백만주(9.4%)를 개인투자자 2명에게 매각키로 했다. 삼화기연은 잔여 지분 2백만주에 대해서도 가격조건 등을 협의,추가 매도할 수 있는 옵션을 달았다고 밝혔다. 전신전자는 한국창업투자 지분 6.7%를 넘긴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넥스텔과 맺었다. 넥스텔은 전신전자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 등으로부터도 지분을 매입,한국창투 지분을 17.1%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지바이오와 동서정보기술은 도드람B&F와 삼양옵틱스 경영권을 사들였다. 이처럼 M&A 시도가 늘어나면서 대주주 사이에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일의 최대주주인 네덜란드 리어오토모티브(지분율 29.1%)는 지난 28일 한일 지분 20.8%(18만4천여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한일 2대주주인 대유에이텍이 지분율을 25.8%까지 높이자 경영권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달 25일 임시주주총회 이후 불거진 국제정공의 경영권 쟁탈전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임시주총에서 해임된 일부 임원이 주총 원인무효를 주장하며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A나 경영권분쟁에 휘말린 관련기업의 주가도 급등락하고 있다. 삼화기연과 도원텔레콤 주가는 이날 최대주주 지분매각이 밝혀지면서 5% 가까이 급락했다. 한국창투에 대한 M&A 움직임으로 한국창투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넥스텔은 8% 이상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M&A 관련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추격매수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유사 업종 내에서는 단순한 경영권 변동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