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街)에선 지난 3년간의 약세장에 마침표가 찍히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증권업협회(SIA)는 1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35억달러로 작년 4분기 실적의 세배로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세전순익이 11% 증가한 3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등 대표적인 투자은행들이 편입돼 있는 아멕스증권지수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62%나 뛰어올랐다. 대형주들로 구성된 S&P500지수는 지난 3월 저점에서 25% 가량 급등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됐던 하락세를 끝내고 연간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도 월가의 기대를 뒷받침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지난 25일(현지시간) 3대 지수는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주간으로도 상승세로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1.89% 상승하며 9,300선에 성큼 다가섰고 나스닥지수도 1.72% 상승한 1,730.70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도 1.74% 올라 1,000 고지 등정을 눈앞에 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신규 채용과 의욕적인 연구개발 투자계획을 밝힌 게 호재로 작용,3% 이상 급등했다.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6센트를 훨씬 웃도는 20센트의 분기순익 발표와 함께 긍정적인 3분기 실적전망까지 내놓으면서 26%나 올랐다. 경제지표들도 하반기 경기회복에 확신을 더해 주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40만명 미만으로 큰 폭 감소하면서 고용안정 조짐을 드러낸 데 이어 내구재주문과 주택지표 모두 호조를 띠었다. 6월 내구재주문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2.1%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고,신규 주택판매도 6월에 4.7% 늘었다. 기업실적도 약세장의 종언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67%는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다. 그렇다고 증시가 온통 장밋빛만은 아니다. 지수상승이 거래량의 수반 없이 이뤄지고 있고 하반기 미국경제의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리치몬드 연방은행의 알프레드 브로더스 총재는 "미국경제 반등의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미국경제와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선언하기까지는 보다 많은 증거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의 실적호전도 달러화 약세와 비용절감으로 인한 효과일 뿐 수요증가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질이 떨어진다는 비관론도 존재한다. 기업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증시가 조정받을 수도 있다는 견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