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뉴욕증시의 강세장을 이끌었던 인터넷주 등 기술주들이 10일에는 된서리를 맞았다. 전날 장 종료후 발표된 야후의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그동안 잘나가던 기술주들을 앞다퉈 매도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크게 빠졌기 때문이다. 많은 분석가들은 그러나 이날 나타난 기술주들의 약세가 특정 업체의 실적부진에 따른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이미 예견돼 왔던 조정장의 시작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제2의 기술주 거품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기술주들의 하락을 몰고온 야후의 실적은 사실 일반적인 관점에서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다. 야후는 2.4분기 주당 순이익이 8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센트에 비해 배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체 예상이나 월가 분석가들의 전망과도 일치하는 성적이다. 그러나 불과 1년전 9달러에 불과하던 주가가 3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것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에게 이런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최근 야후의 주가는 올해 주당수익 예상치의 100배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종목 평균의 5배에 달해 기술적으로 볼 때 `터무니 없는' 수준에 가까웠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기술주들의 거품현상이 절정에 달했던 90년대와 마찬가지로 야후의 `가능성'에 더욱 주안점을 둬 주식 사들이기를 계속해 왔다. 결국 이날 수익발표는 투자자들에게 어느정도 냉정을 되찾게 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댄 베루 펀드 매니저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야후는 과평가된 주가의 대표적 희생자"라고 단언했다. 실망스러운 실적에 따른 야후의 주가급락은 얼마나 넓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지와 이 파장이 얼마나 오래 갈 지의 두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단 이날 하루의 장세를 보면 야후에 대한 실망감은 바로 같은 인터넷 업종의 다른종목들로 번져가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베이, 아마존 닷컴 등도 야후와 마찬가지로 1년만에 배이상 주가가 치솟았고이번주들어 52주간 최고치로 올라섰지만 수익 등 기업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야후보다 크게 나을 게 없으리라는 인식 때문에 이들 종목은 크게 하락했다. 같은 배경에서 그동안 특히 강세를 보였던 생명공학, 반도체 등도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기술주들의 약세가 이제 `시작'에 불과한 지, 일시적 후퇴에 그칠 지를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관건은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관련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될 전망이다. 금융전문 사이트 CNN머니는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기술주들이 2.4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크게 올랐으나 이미 수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만큼 웬만큼 좋은 실적이 나오더라도 상승동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븐 마소카 퍼시픽 그로스 에쿼티스 사장은 CBS 마켓워치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기술 업체들의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면서 "2.4분기 수익보다는함께 발표되는 하반기 전망에 따라 주가의 큰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