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올 상반기 내내 나라 안팎의 경제여건에 따라 심한 널뛰기를 했다.


연초 달러당 1천1백80원대 안팎에서 출발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북한 핵개발,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국가위험도가 높아졌던 3월 이후엔 1천2백50원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5월 들어 미국 정부가 '쌍둥이 적자(재정ㆍ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풍기면서 환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상반기 막바지의 환율 하락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지나친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환율이 오를 요인보다는 내릴 여지가 더 많아 보인다는게 외환전문가들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내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약한 달러' 정책을 고수할 공산이 크다.


미국의 작년 무역수지 적자는 4천8백44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5천억달러 이상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요인을 살펴봐도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을 점치기 힘든 여건이다.


잠시 주춤거리던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되살아나고 있고 지난 5월 말 뉴욕시장에서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10억달러어치를 발행한 뒤 국내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중ㆍ장기 외화차입에 나서고 있다.


달러가 빠져 나갈 요인은 별로 없고 들어올 요인만 쌓여 있는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외환시장을 둘러싼 이 같은 환경을 감안할 때 원ㆍ달러 환율은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평균 환율이 1천1백50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핵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경우에는 연말에 달러당 1천1백원선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평균 환율을 1천1백90원선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평균 환율(1천2백6원)보다는 1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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