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해외 채권단이 부실의 원인과책임 소재 등을 규명하지 않은 실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회사 정상화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해외 채권단 운영위원회의 대표기관인 스탠더드 차터드은행의 협상 대표는 3일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SK글로벌 실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캐시 바이아웃(CBO, 채권 현금 매입) 비율이 대폭 상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 대표는 익명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는 부실 기업 실사시 본사-지사간 거래 내역과자금 이동 등의 세밀한 분석을 통해 부실 발생의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밝히도록돼 있는 국제 기준에 못미치는 극히 단순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다시 부실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SK㈜나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이 부실화에 기여한 만큼 정상화 작업에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제 기준에 맞는 실사가 이뤄지면 해외 법인의 청산가치가 높아지므로해외 법인에 대한 채권이 많은 해외 채권단의 CBO 비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채권단이 정밀 실사를 거부하고 청산형 법정 관리를 신청한다면 해외채권단도 해외 법인 청산에 들어가는 한편 미국 정부에 부실 원인 규명 등의 조사를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주 해외 법인은 국내 본사 및 SK㈜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부실 조사가 시작되면 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해외 채권단도 SK글로벌의 정상화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CBO 비율을 현재 제시된 40%에서 정밀 실사에 의해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대폭높일 경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채권단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지나달 국내 채권단의 채무재조정안 통과로 정상화의 방향을 굳힌 것으로 보였던 SK글로벌의 처리가 다시 난항을 겪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 기자 rhd@yna.co.kr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