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언제쯤 돌아올까.


지난 3주동안 '팔자'를 지속했던 개인들이 16일 1천2백억원(코스닥시장 포함)의 순매수로 돌아서자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이 '사자'로 전환할 경우 외국인의 '외끌이 장세'가 힘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개인 매수에 대해 증권업계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을 저가에 받아가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개인이 본격 매수세로 전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의 '큰손'들도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전문가들은 최소 종합주가지수 700은 넘어야 뭉칫돈이 주식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개인투자자 동향


개인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곤 줄곧 '팔자'를 지속했다.


이 기간중 순매도 금액만 2조3천억원.


외국인 매수세로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긴 셈이다.


그 결과 고객예탁금은 9조4천억원에서 10조7천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예탁금 증가액(1조2천억원)이 개인 순매도 금액보다 적다는 점을 미뤄보면 상당수 개인이 예탁금을 인출했다고 볼 수 있다.


이광헌 미래에셋증권 선릉역지점장은 "지수 500대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공격적으로 나섰던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섰으며 일부는 예탁금에서 자금을 빼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 '개인 큰손'은 탐색 중


투자금액이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이른바 '개인 큰손'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신영증권 압구정지점 장득수 지점장은 "관심은 내비치고 있지만 막상 현금을 들고 오는 큰손 고객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는 "큰손들은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을 확인하고 대형주에 베팅한 뒤 장기간 기다리는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큰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억원대의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들은 이미 수익을 얻은 뒤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 이광헌 지점장은 "지수 500대에서 베팅을 했던 발빠른 투자자들은 체감경기가 갈수로 나빠지자 일단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액투자자들의 관망세와 달리 투자금액이 수천만원에 이르는 투자자들은 비교적 활발한 매매를 하고 있다.


S증권 안양지점 관계자는 "서울 강남지역과 달리 안양 부천 등에서는 4천만∼5천만원대 투자자들의 매매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주가가 오를수록 개인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언제쯤 돌아올까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지난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주가 상승기에는 거액투자자 문의가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주가가 700선을 넘어야 큰손들이 증시에 관심이 가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장득수 지점장은 "부동산대책, 저금리 등 주식투자 여건은 좋아지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워낙 나빠 막상 돈을 넣기가 부담스럽다"며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채찍만 가하지 말고 주식투자자들에게 당근을 줘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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