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회가 난항 끝에 매출채권 8천5백억원 출자전환 등 글로벌 지원방안을 의결,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 또 SK그룹은 해체위기에서 벗어나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할 수 있게 됐으며 최태원 회장도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SK㈜의 최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과 이사회 의결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헤르메스기업연금운용 등 외국인 주주, 노조와 소액주주 시민단체 등이 법적대응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남은 길도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 현실론 수용한 SK㈜ 이사회 SK㈜ 사내외이사들은 SK글로벌을 살리는 것이 청산시키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출자전환 등 워크아웃 참여방안을 수용했다. SK글로벌을 청산할 경우 그룹이 해체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가경제 전반에 후폭풍이 불어오는 것을 막자는 현실론을 따른 셈이다. SK㈜ 관계자는 워크아웃 참여안을 부결할 경우 매출채권 1조5천억원 미회수, 주유소 영업망 훼손 등에 따른 손실이 2조원대에 달해 회생시킬 때보다 손실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 이사회는 SK글로벌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가 목표에 미달할 경우 최대 1천5백억원규모로 추가 출자하는 방안은 의결하지 않아 향후 불씨가 남게 됐다. ◆ 채무조정안 17일 통과 예정 SK㈜ 이사회가 출자전환안을 의결함에 따라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채권단은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SK글로벌 채무재조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출자전환 규모 등은 이날 각 채권금융기관들이 제출하는 캐시바이아웃(CBOㆍ채권현금매입) 규모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담보를 갖고 있는 은행들만으로도 의결에 필요한 75%를 넘어 채무재조정안은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을 곧바로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러나 해외채권단이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채권단이 해외채권단의 동의를 전제로 채무재조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어서다. 해외채권단이 반대할 경우 이를 설득하기 위해 계획안 통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 법적대응 벼르는 주주ㆍ노조 SK㈜의 최대주주인 소버린 헤르메스 등 외국인 주주, SK㈜ 노조와 소액주주연합회,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SK㈜ 이사회 결정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논란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소버린은 6개월이상 주식을 보유해야 주주관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증권거래법 규정에 따라 당장 행동에 나설 수는 없다. 그러나 이사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던 헤르메스 등 기타 외국인 주주들이 가만있을리 없다. 이들은 이사회 의결에 대해 효력금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져 법원의 판단여부에 따라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이 지체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소버린은 또 주주소송 자격을 얻게 되는 오는 8월부터 이사의 해임청구와 임시주총 소집요구등을 통해 SK㈜ 이사진의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SK㈜ 노조와 소액주주 등이 이사회에 참석한 사내외이사들을 대상으로 배임혐의로 고발할 방침인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