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하던 뉴욕증시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주 초 급등했던 뉴욕증시는 미시간대 소비자감정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원위치로 돌아갔다. 다우는 한 주 동안 0.6% 오른 9,117.2를 보인 반면 나스닥은 0.1% 떨어진 1,626.49를 기록했다. S&P500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월가에선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신중론과 '일시적인 약세에 불과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일부 신중론자들은 지난 금요일 발표된 6월 미시간대의 소비자감정지수가 87.2로 월가 예상치(93)는 물론 전월(92.1)보다도 크게 떨어진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실제 그런 전망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들은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들은 신중론자들이 향후 장세를 전망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지역 제조업동향(월요일) 소매물가지수 주택신축현황 산업생산동향(화요일) 등의 결과에 따라 '사자'와 '팔자'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주 중 발표될 모건스탠리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등 금융주들과 서킷시티 베스트바이 등 소매업종들의 수익발표도 경기흐름을 읽는 좋은 잣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단기적인 경제지표 결과에 관계없이 시장을 밝게 보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시장흐름을 보면 투자심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호전되어 있다. 지난 금요일의 하락은 하강국면의 초입이 아닌 단기 상승에 따른 기술적인 하락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4,25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미시간대 소비감정지수가 급락한 데다 5월 도매물가가 0.3% 떨어졌다는 노동부 발표가 금리인하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물가지수 하락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 디플레를 막기 위한 FRB의 선제적 공격(금리인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기술주 하락은 도이체방크가 등급을 하향 조정한 인텔이 지난 금요일 3.5%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며 선도했다. 분기 수익과 매출이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아도브시스템즈는 이날 하루에만 무려 12% 급락세를 보였다. 오라클은 예상보다 좋은 수익발표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라클의 인수제안을 거절한 피플소프트는 상승세가 꺾여 대조를 보였다. 회계조사로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IBM은 지난주 강세를 보였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