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을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에 쏠리면서 자산가격 거품유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금융기관들이 대출위험을 피해 국고채에 자금을 집중, 또다른 거품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국고채 금리하락은 은행들이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국고채 가격이더 오를 것으로 예상, 국고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12일 국고채 수익률은 국고채, 통화안정증권 물량확대 등 정부당국의 개입의지표명으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4.06%를 기록했지만 금리하락 추세는 지속될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에 대한 정부의 잇따른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좀처럼 수용태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은 투자위축으로 자금수요가 부진하고 중소기업에 대출하기에는 위험이크니까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고채에 자금을 넣어두자는 것이 은행들의 생각이고 또다른 거품논란을 빚고 있는 배경이다. 세계적인 통화정책 완화추세도 국고채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ECB(유럽중앙은행)가 지난 5일 정책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인 50bp를 내렸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디플레에 대한 차단벽를 두텁게 해야한다며 추가 금리인하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리소나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계기로 추가적인 금융완화조치를 취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콜금리 목표수준을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하반기 추가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경부는 일단 수급조절로 국고채 금리의 지나친 하락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재경부는 국고채 발행규모를 늘리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다. 올해 국고채발행한도는 29조원으로 이중 11조원은 이미 발행했고 나머지 18조원의 여분이 있다. 하지만 국고채발행은 국회에서 한도승인을 받을 당시 용도가 정해지고 용도가정해져있지 않은 예비수요는 이중 5조원 규모다. 재경부는 예비수요 5조원중 일부를 정부융자사업 용도로 발행하는 외에 외평채등을 국고채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고채금리 하락을 막기 위해 매월 둘째, 넷째주에 정례적으로 발행해왔던 단기물(만기1년이하) 통안증권 발행을 중단하고 장기물(만기1년6월이상) 발행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철휘 재경부 국고국장은 그러나 "최근 국고채금리 하락은 국고채시장의 문제라기 보다는 불투명한 경기상황, 금융시장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 수급조절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중의 초과자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흐를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지 않으면국고채가 금융기관의 투기수단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금은 넘쳐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며 "가계대출도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담보비율축소 등 대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부동산과 함께 금융시장에서 국고채가 거품 우려를 낳으면서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