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장기간 소외돼왔던 삼천리자전거 주식이 대량 거래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특히 외국인투자자가 이 회사 지분을 4.99% 취득한 다음날 바로 전체 등록주식의 50% 가량이 거래돼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코스닥시장에서 삼천리자전거는 전날보다 1백20원(9.60%) 급등한 1천3백70원에 마감됐다. 전날 8.7% 오른 것을 비롯해 지난 2일부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와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날 거래량은 전체 등록주식수(1천만주)의 절반에 가까운 4백90만주에 달했다. 거래량 급증 현상은 외국인 매수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천리자전거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000년 10월18일 0.10%(1만9백50주)가 최고치였다. 외국인은 작년 9월27일 이후 이 회사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지난 4일 한꺼번에 49만9천9백90주(4.99%)를 사들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외국인 매수세와 거래량 폭증 현상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실적호전에 따른 주가 재평가가 시작됐다는 의견과 단기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특히 외국인이 지분 5%에서 딱 10주가 모자란 만큼만 주식을 매수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장·등록기업의 지분을 5% 이상을 사들일 경우 금감원에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면서 "4.99%만 취득한 것은 신분노출을 꺼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던 신흥증권 창구에서 이날 55만9천주가 순매도된 점도 석연치 않다. 국내 자전거업계 1위인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창사이래 최고수준인 6백27억원 매출과 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3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4분기(1∼3월)에도 영업이익(6억원)과 순이익(5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47.6%와 44.1%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주5일근무제 확산의 영향으로 레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전거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올해도 40억원 수준의 순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인라인스케이트 생산을 시작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