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가 잇단 조회공시 실수로 투자자와 상장사를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거래소가 풍문 또는 보도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해당 상장사에 엉뚱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시장감시부 풍문분석팀에서 올라온 정보를 토대로 KT에 '스마트카드 사업진출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KT가 증권거래소 공시시스템을 통해 수차례 공시했던 내용으로 증권업계와 통신.금융업체 사이에 널리 알려진 내용이었다. KT는 작년 11월 KT 스마트카드사업 컨소시엄 출범과 관련해 공정공시를 했었고올해 2월에도 공정공시를 통해 같은 내용을 시장에 알렸다. KT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공시했던 내용으로 조회공시 요구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풍문팀을 통해 스마트카드 사업진출에 대한 정보가 입수됐고 이어 조회공시를 요구했다"며 "이미 공정공시를 통해 공개된 정보임을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해명해 해당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증권거래소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한화-하나증권 합병설과 관련해 두 회사에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날 '한화.하나증권 M&A 급물살'이라는 보도가 전해졌지만 이는 한화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다른 회사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거래소는 시장감시팀에서 올라온 정보만을 토대로 정확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조회공시를 내보내 인수합병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회공시를 통해 시장에 올바른 정보를 제때 알리는 것도중요하지만 걸러지지 않은 엉뚱한 조회공시는 정보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