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지자 채권시장에선 카드채 소액거래마저 실종됐다. 카드채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채 7월 위기설'이 나돌면서 카드채 매수 주문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 4월3일 정부의 카드채 만기연장 발표 이후 카드채는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또는 거액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수백억원씩 거래됐었다. '카드사가 경영위기에 직면했어도 최악의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베팅'에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해 1∼2개 카드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소액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사라졌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말했다. 김병철 동양종금증권 채권팀장은 "이달초 하루 평균 50억원을 넘었던 소액 카드채 거래가 사실상 두절됐으며 매수호가도 올라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채권팀 관계자는 "우량 카드채(3년물 기준)의 경우 연 8%선에서 매수세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연 9%대에서도 매수세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간채권평가사들이 산출하는 카드채권의 가격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KIS채권평가는 이날 3년만기 AA-등급 카드채(LG카드 삼성카드 등) 수익률을 연 7.14%에서 연 7.24%로 상향조정했다. 카드채 가격이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홍우선 KIS채권평가 사장은 "카드채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매매 가격도 떨어지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카드채 수익률 상승(가격 하락)은 카드사는 물론 투신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조원 규모의 카드채(CP ABS 포함)를 편입하고 있는 투신사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자금조달및 채권 만기연장을 위해 신규 채권을 발행할 때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