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험도가 커지면서 지난달부터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지나친 하락을 걱정해야 할 만큼 떨어지고 있다.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환율이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거꾸로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구두개입에 나서는 상황이다. 지난 2월까지 1천1백90원대 안팎을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라크전과 북핵사태로 인한 불안감 속에 달러 사재기 가수요까지 겹쳐 이라크전 발발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엔 장중 1천2백60원선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굳어지고 북핵문제에 대한 부시 미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뚜렷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4일 달러당 1천2백58원을 고점으로 7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 15일엔 1천2백17원선으로 가라앉았다. 1주일새 40원이상 떨어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한때 1백엔당 1천6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엔 환율도 1천10원대로 안정되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대기하고 있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의 달러매수가 소극적이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중순 연 5.20%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금리는 이달 들어 연 4.6% 안팎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카드채 부실 우려 등으로 지난달 중순 금리가 폭등했지만 환매사태가 진정되면서 줄곧 내려 연중최저치(연 4.57%)에 근접해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