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을 억눌러왔던 주변 악재들이 해결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회의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밝힘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할인) 요인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여건 호전으로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사흘째 오르면서 594.40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지수는 지난 2월24일 이후 처음으로 600선을 넘어섰다. 주가 상승세의 지속 여부는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국내및 세계경기의 조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개 걷히는 주변 여건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등과 함께 다자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점이 증시엔 큰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지난주 미국 증시가 소폭 하락하고 이날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는데도 국내 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이어간 것은 이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 조기종결로 유가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데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이후 불거진 금융시장 불안도 정부의 '4·3안정조치' 이후 진정되는 국면이다. 이같은 여건 개선은 외국인의 선물 매매 패턴에 반영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1천6백계약의 선물을 순매수,누적매수량이 2만계약을 웃돌았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전쟁 후 소비 심리가 예상보다 급속히 좋아지고 있다"며 "소비 증대로 인해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제반 리스크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지수는 1차적으로 620선까지 상승 가능하고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조속 해결될 경우 72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조기회복 여부가 관건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펀더멘털' 장세로 진입할 전망이다. 지난 11일 POSCO로부터 시작된 기업실적 발표는 LG전자(17일) 삼성전자(18일) 국민은행(22일) 등으로 이어진다. 현대증권 박 팀장은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2·4분기까지도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수출이 회복될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가 대세 상승세로 들어섰다고 보기엔 아직 힘들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 부장은 "소비자들의 향후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좋아진데 이어 다른 경제관련 지표가 앞으로 경기회복 신호를 알려준다면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