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스트펀드의 대량 주식매집을 계기로 경영권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SK㈜와 SK텔레콤 주가가 14일 급등했다. SK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지만 SK그룹의 지배구조개선 기대감은 커졌기 때문이란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SK와 SK텔레콤 주식에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몰렸다. SK 주가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1만2천6백50원에 마감됐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터지기 전인 3월4일(1만2천9백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텔레콤 주가도 6.36%(1만1천원) 상승한 18만4천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23일(18만5천5백원) 이후 가장 높은 주가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도우위를 보인 반면 기관이 2백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SK와 SK텔레콤 주가가 이날 강세를 보인 것은 실적 등 펀더멘털보다는 외국계 대주주가 등장함에 따라 이 회사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동원증권 관계자는 "SK글로벌 분식회계사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주가상승 모멘텀도 약화됐다"며 "이 시점에선 차익실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주가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동양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SK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그동안 SK텔레콤 적정주가의 30% 이상을 낮춘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크레스트펀드의 대량 매집을 계기로 SK텔레콤의 계열분리 등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