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과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세계 경제의 후퇴 가능성, 북핵 문제 등으로 아시아 국가의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저널은 이라크전 발발 이후 3주일여 동안 쾌청과 흐림을 거쳐 쾌청으로 회귀했던 아시아 국가의 외화 표시 채권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시장의 관심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운명에서 세계 경제와 사스, 북핵 문제를 둘러싼 긴강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러나 아시아의 외화 표시 채권이 다른 지역보다 싸다는 점 등의 다양한 근거를 들어 지금이 매수에 나설 때라는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많은 반면 일부에서는 홍콩이나 한국 등의 채권을 매입할 경우 위험이 수익을 압도할 수 있다며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전했다. 낙관적인 진영에서는 이라크전의 불확실성 해소로 아시아의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미국 국채 등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아시아 국가의 신용등급 개선과 충분한 유동성 등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피터 반 데어 샤프트 고정수익 부문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왜 주저하는 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으나 은행들과 많은 투자자가 최근의 강세장을 단지 지켜보기만 했다고 신문은 상기시켰다. 이들 투자자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과 SK그룹의 부정 회계 및 부당 주식 거래, 이라크전 장기화에 대한 초반의 우려 등으로 사실상 지난 2-3월 내내하락세가 지속된 아시아 외화 표시 채권시장을 관망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미-영 연합군의 승리로 기울면서 `전쟁 위험 프리미엄'도 약효가 떨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아시아 외화 표시 채권의 위험 회피 비용은 줄어들고 가산금리도 떨어져 지난주 JP 모건 아시아 채권지수의 가산금리는 2.22 퍼센트 포인트로 0.08% 포인트가 내려 지난달 중순의 매도 사태 직전 수준을 되찾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브로커들이 이번 강세장을 주도한데다 가격이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비중도 낮게 유지했기 때문에 결과가 미미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인 아시아에서 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등 경기 후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는 사스의 불확실성이 아시아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다만 아시아 시장이 이라크전 종료에 앞서 이미 미국의 승전을 반영했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상승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최근 이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종전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아시아의 외화 표시 채권을 매력적인 가산금리에 매수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